기후시민께 보내는 편지  

더위가 한 풀 꺾이고, 공기 속에서 가을 냄새가 묻어나는 요즘입니다.

여러분도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계신가요? 따갑게 내리쬐던 햇빛이 아침저녁으로 조금 약해지고, 푸른 나뭇잎 사이로 차가운 기운이 조금씩 스며들고 있습니다. 집 밖에서 느릿하게 흘러가는 순간에만 포착할 수 있는 그 섬세한 변화가 어느새 곁에 와 있습니다.

어느덧 2025년 남은 날도 105일. 시간은 짧지만,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습니다. 돌이켜보면 녹색전환연구소의 지난 8월은 유난히 숨가빴습니다. 여러 행사와 연구 성과물들이 쏟아져 나왔고, 9월 역시 어느덧 중간 지점에 이르렀습니다. 하루하루 다양한 이슈들 속에서 기후문제만 계속 마음에 두고 있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연구소는 더 묻고, 더 기록하며, 더 연결하려 합니다. 곧 다가올 9월 27일 기후정의행진에 연구소도 함께합니다. 계절이 쉬지 않고 흐르듯, 우리의 발걸음도 멈추지 않고 기후정의를 향해 함께 걷겠습니다.

  연구소의 한 달  

  이달의 연구 성과  

인공지능(AI) 활용으로 데이터센터 수요와 증설 모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사실, 알고 계신가요? 해외 주요 외신들도 빅테크 기업들의 AI로 인한 환경 부담과 배출량 증가를 연일 주요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환경 영향 관리가 매우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연구소는 최근 이같은 내용이 담긴 ‘AI 시대, 데이터센터 환경 영향 관리방안: 국내 기업의 현주소와 과제’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국내외 15개 기업을 대상으로 ‘데이터센터 운영 과정의 환경 영향’과 ‘AI 환경 영향 전략’을 평가한 결과를 담고 있습니다. 연구소는 2025년도에 발간된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기본 자료로 국내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환경 영향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보고서 분량만 79장, 그렇지만 결론은 단순 명료합니다. 해외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관리에서 포괄적 관리 전략과 투명한 공개 체계를 보이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환경 영향 목표 부재 ▲총 에너지 사용량 절감 전략 부족 ▲재생에너지 전력 조달 비중 낮음 ▲정보 공개 미흡 등 전반적인 관리 체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만 볼까요. 

초거대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 5개 기업(ⓛ네이버 ②카카오 ③LG CNS ④삼성SDS ⑤SK브로드밴드)의 2024년 지역 기반(스코프2) 총배출량은 99만 톤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재생에너지 구매량은 크게 늘지 않았죠.

99만 톤이란 숫자가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한국일보는 이를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80만 톤)을 뛰어넘는다”고 전했습니다. 데이터센터의 배출량 증가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역 기반(스코프2) 데이터센터 배출량이 전년 대비 각각 50.8%와 9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엇보다 정보 공개 투명성과 관련해 기업별 공개 방식이 달라, 통일된 기준 마련의 필요성이 제시됐습니다. KT 클라우드 측은 아예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었죠.

물소비량이나 생물다양성 관리 지표 등도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보고서를 공동 작성한 강민영 경제전환팀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환경 관리에 대한 통일된 용어나 지표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고 했습니다. 끝으로 강민영 연구원은 이 말을 덧붙였습니다.

“한국 역시 데이터센터별 에너지·물 사용 현황 등을 대중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 수준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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